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키신저 석좌. /조선일보DB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은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일원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동맹이었던 호주에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트럼프와 이재명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입니다.”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은 13일 본지 화상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원잠 건조를 승인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2021년 9월 호주·영국과 3자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체결해 호주에 원잠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실제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협정 서명까지는 3년이 걸렸다. 그린은 “원잠은 의회 승인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정권이 바뀌면 단계별로 한국에 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다”며 “한국이 중국 견제와 관련해 더 명확한 전략을 수립한다면 미측에 큰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시 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을 지낸 그린은 현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릴게임예시 CSIS)의 ‘키신저 석좌’로도 활동하고 있다.
- 트럼프의 원잠 건조 승인을 어떻게 봤나.
“좋은 소식이다. 다만 원잠은 전투기, 전차, 함정 등을 도입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뿐만 아니라 정부·의회가 동의해야 하고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을 바꾸는 일도 거쳐야 한다. 특히 정부가 원자력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추진 기술을 한국에 이전할 수 있도록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법안을 채택해야 하는데 역사상 영국·호주 두 나라에만 허용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이 모든 게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면 영향이 있을까.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해도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원 군사위 공화당 의원들도 ‘예스 릴박스 맨’들이 아니라 단계마다 어려운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2028년 백악관을 차지한다면? 한국은 중요한 동맹이기 때문에 모든 걸 뒤집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매우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 생각한다. 2012년 호주가 미국에 원잠 제공 가능성을 타진했을 때 오바마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
- 오 바다이야기5만 커스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트럼프 정부 일부 인사가 부정적이라 검토를 시작했지만 트럼프를 비롯해 국방·국무 장관 등이 거듭 지지 의사를 밝혀 잘 진행되고 있다. 미 의회가 호주에 원잠 기술 이전을 승인한 것은 (중국과의) 분쟁이 있을 때 호주가 미국 편에 설 것이란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호주 장교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든 미군 사령부에 파견돼 있고 버지니아급 원잠에 호주 승조원이 탑승한다. 또 파이브 아이스 일원으로 지난 시간 가장 긴밀한 정보 공유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런 호주에조차 원잠 도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한국은 기억해야 한다.”
- 한국이 중국과 관련해 더 전략적으로 명확한 좌표를 설정하는 게 도움이 될까.
“한국은 호주보다 훨씬 더 발전된 연합사령부를 갖고 있지만, 이는 북한에 국한된 것이다. 양안 관련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국의 군사적 태세에 관한 미국의 신뢰는 호주보다 훨씬 낮다. 더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고 산업 안보 강화에도 힘을 쓴다면 미국에 더 큰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진보 세력은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잠에 관심이 많았는데, 호주·영국 사례를 보면 그 반대다. 영국은 미국 없이 핵잠을 유지할 수 없고, 호주 원잠에는 미 승조원들이 탑승하기로 돼 있다. 원잠을 갖고 더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는 일은 불가능하다.”
- 외교적으로는 한국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호주 사례부터 분석하기를 권고한다. 또 한국 정부가 대통령실, 국방부 등에 고위 관리를 둬서 계획을 총괄하도록 하고 한미가 워킹그룹을 구성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와 필요한 입법 사항 등을 챙겨야 한다. 이게 결코 쉬울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 트럼프가 언급한 ‘원잠 필리조선소 건조’는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현재 버지니아급 원잠은 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버지니아주(州) 등에서 건조된다. 필라델피아에 생산 라인을 구축하려면 수십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다. 한미 산업 협력에 가장 적합한 분야는 원잠이 아닌 수상함이다. 한국이 중국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미국은 핵잠 유지·보수를 위한 신뢰할 만한 장소로 한국을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